셀러브리티(2023) SNS 세계관과 팔로워 경제의 실체
셀러브리티(2023)는 SNS라는 가장 동시대적인 공간을 서사의 중심 무대로 삼은 작품입니다. 저는 이 드라마를 보며 “화려하다”는 인상보다, 왜 이 세계가 이렇게까지 잔인하게 느껴지는지를 먼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셀러브리티는 성공한 인플루언서들의 이야기를 다루지만, 실제로는 유명해지는 과정이 아니라 유명함이 유지되기 위해 요구되는 조건을 집요하게 드러냅니다. 이 작품은 SNS를 단순한 소통의 도구가 아니라, 권력과 계층이 재편되는 사회 구조로 제시합니다. 이 글에서는 셀러브리티의 SNS 세계관이 어떤 방식으로 설계되어 있는지, 그리고 그 안에서 계층 구조가 어떻게 형성되고 유지되는지를 중심으로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셀러브리티가 구축한 SNS 세계관의 작동 원리
셀러브리티의 SNS 세계관은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무너진 상태를 전제로 합니다. 온라인에서의 이미지와 오프라인의 삶은 분리되지 않고, 서로를 끊임없이 규정합니다. 이 드라마에서 SNS는 기록의 공간이 아니라, 실시간 평가와 감시가 이루어지는 무대입니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점은, SNS가 선택의 결과가 아니라 생존의 조건으로 그려진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노출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고, 반응이 없으면 가치가 없는 상태가 됩니다. 좋아요와 팔로워 수는 감정의 표현이 아니라, 개인의 위치를 증명하는 수치로 작동합니다.
이 세계관에서 중요한 것은 진실이 아니라 타이밍입니다. 무엇을 말하느냐보다, 언제, 어떤 방식으로 노출되느냐가 더 큰 영향을 미칩니다. SNS는 기억을 축적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움을 요구합니다. 저는 이 구조가 인물들이 언제든 대체 가능한 존재로 전락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느꼈습니다.
또한 셀러브리티는 SNS의 개방성이 실제로는 얼마나 폐쇄적인지를 드러냅니다. 누구나 시작할 수 있지만, 상위로 올라갈수록 진입 장벽은 더 높아집니다. 초대받지 못한 사람은 영원히 내부를 구경하는 위치에 머무를 뿐입니다.
팔로워 경제가 만들어낸 새로운 계층 구조
셀러브리티의 계층 구조는 전통적인 부나 혈통이 아니라, ‘관심을 끌 수 있는 능력’을 기준으로 형성됩니다. 팔로워 수는 곧 자본이며, 영향력은 협상력으로 전환됩니다. 이 드라마는 이 과정을 매우 노골적으로 보여줍니다.
저는 이 계층 구조가 기존의 사회적 불평등을 지우기보다, 다른 방식으로 재생산한다고 느꼈습니다. 출신, 외모, 배경은 SNS 안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자산으로 작동합니다. 평등해 보이는 플랫폼은 실제로는 더 정교한 서열을 만들어냅니다.
상위 계층의 인플루언서들은 서로를 경쟁자로 인식하면서도, 동시에 폐쇄적인 연대를 유지합니다. 스캔들은 공격의 수단이자, 내부 질서를 유지하는 장치로 활용됩니다. 저는 이 점에서 셀러브리티가 SNS를 하나의 귀족 사회처럼 묘사한다고 느꼈습니다.
하위 계층에 있는 인물들은 언제든 대체 가능하며, 실패의 책임을 온전히 떠안습니다. 시스템은 개인에게 모든 선택의 자유를 준 것처럼 보이지만, 실패했을 때 보호 장치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 구조는 성공 서사를 더욱 잔인하게 만듭니다.
중요한 점은, 이 계층 구조가 고정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상승과 추락은 매우 빠르게 일어나며, 그 속도만큼이나 회복은 어렵습니다. 저는 이 불안정성이 인물들을 더욱 극단적인 선택으로 몰아넣는다고 느꼈습니다.
관계와 자아가 소모되는 사회적 메시지
셀러브리티에서 가장 많이 소모되는 것은 이미지나 콘텐츠가 아니라 인간 관계입니다. 우정과 연대는 노출을 위한 장치로 사용되고, 신뢰는 언제든 전략으로 대체됩니다. 저는 이 점에서 이 드라마가 SNS 사회의 가장 잔인한 면을 정확히 짚어낸다고 느꼈습니다.
자아 역시 안전하지 않습니다. 인물들은 자신이 누구인지보다, 어떤 모습이 더 잘 팔리는지를 먼저 고민합니다. 이 과정에서 진짜 감정은 점점 사라지고, 연출된 감정만 남습니다. 인정받기 위해 만든 가짜 자아가 결국 현실의 자아를 잠식합니다.
이 드라마는 피해자와 가해자의 구분을 쉽게 허용하지 않습니다. 모두가 시스템의 일부이며, 동시에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위치에 놓입니다. 저는 이 모호함이 셀러브리티의 사회적 메시지를 더 강하게 만든다고 느꼈습니다.
결말로 갈수록 SNS 세계관은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됩니다. “보여지는 삶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질문입니다. 성공과 유명함 뒤에 남는 것은 공허와 불신, 그리고 쉽게 회복되지 않는 관계들입니다.
셀러브리티(2023)는 SNS 세계관을 통해 새로운 계층 구조를 해부한 드라마입니다. 팔로워와 관심은 자본이 되고, 그 자본은 권력으로 전환됩니다. 이 작품은 화려함 뒤에 숨겨진 불안과 폭력을 드러내며, 우리가 소비하는 ‘유명함’의 이면을 되묻게 합니다. 저는 이 점에서 셀러브리티가 단순한 SNS 스릴러가 아니라, 동시대 사회를 비추는 거울 같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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