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2019) 드라마 세계관의 기본 규칙과 정치 구조 및 방식으로 보는 서사
킹덤(2019)은 좀비라는 장르적 요소를 전면에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세계관의 규칙과 정치 구조가 이야기를 이끄는 드라마입니다. 단순히 공포를 자극하는 재난 서사가 아니라, 재난이 발생했을 때 권력이 어떻게 작동하고, 그 과정에서 어떤 선택이 반복되는지를 보여줍니다. 저는 이 점에서 킹덤이 장르물의 외형을 빌린 정치 드라마에 가깝다고 느꼈습니다.
이 글에서는 줄거리 요약보다는 킹덤의 세계관이 어떤 규칙 위에서 작동하는지, 그리고 그 규칙이 조선 후기의 정치 구조와 어떻게 맞물리며 서사를 형성하는지를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재난은 우연처럼 등장하지만, 그 재난을 다루는 방식은 결코 우연적이지 않습니다. 킹덤은 세계관과 정치 구조를 통해 권력의 본질을 드러냅니다.
조선 후기 재난 세계관의 기본 규칙
킹덤의 세계관은 명확한 규칙 위에서 작동합니다. 생사역은 무작위로 발생하지 않고, 특정 조건에서만 확산됩니다. 밤이 되면 활동하고, 낮에는 멈추며, 물림이라는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전파됩니다. 이 규칙들은 단순히 공포 연출을 위한 설정이 아니라, 이야기 전개를 통제하는 장치입니다. 저는 이 명확한 규칙 덕분에 킹덤의 세계관이 과도하게 흔들리지 않는다고 느꼈습니다.
중요한 점은 이 재난이 초자연적인 저주처럼 다뤄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생사역의 발생에는 인간의 선택이 개입되어 있고, 그 선택은 대부분 권력 유지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왕을 살리기 위한 결정, 체면을 지키기 위한 은폐, 책임을 피하기 위한 침묵이 재난을 키웁니다. 즉, 재난은 하늘에서 떨어진 벌이 아니라, 인간 사회의 구조적 결과로 제시됩니다.
이러한 세계관의 기본 규칙은 시청자로 하여금 공포보다 불안을 먼저 느끼게 합니다. 좀비가 무섭기보다는, 이 재난이 언제 어디서 다시 반복될 수 있을지에 대한 예감이 더 크게 다가옵니다. 저는 이 불안이 킹덤의 긴장감을 지탱하는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생사역의 작동 방식과 확산 구조
생사역의 확산 방식은 킹덤 세계관의 작동 원리를 가장 잘 보여주는 요소입니다. 감염은 빠르지만 무차별적이지 않고, 확산은 통제 불능처럼 보이지만 일정한 흐름을 따릅니다. 저는 이 구조가 재난을 단순한 혼란이 아니라, 분석 가능한 현상으로 만들었다고 느꼈습니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생사역이 가장 먼저 확산되는 공간이 항상 권력의 중심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궁궐 내부에서 은폐된 재난은 결국 외부로 번지고, 그 피해는 힘없는 백성들에게 먼저 도달합니다. 이 과정에서 조정은 재난을 막기보다 숨기려 하고, 그 선택이 상황을 악화시킵니다. 저는 이 흐름이 정치 구조의 한계를 매우 직관적으로 드러낸다고 생각합니다.
결과적으로 생사역은 단순한 괴물이 아니라, 잘못된 결정이 어떤 방식으로 사회 전체에 퍼지는지를 보여주는 매개체입니다. 감염의 확산 경로는 곧 권력의 책임 회피 경로와 겹쳐집니다.
왕권 공백 속 조정의 정치 구조
킹덤의 정치 구조는 왕권이 실질적으로 붕괴된 상태에서 움직입니다. 왕은 존재하지만 통치하지 못하고, 조정은 그 공백을 권력 다툼으로 채웁니다. 저는 이 설정이 재난 서사와 정치 서사를 자연스럽게 결합시킨 핵심이라고 느꼈습니다.
안동 김씨 세력은 재난을 해결해야 할 문제로 보지 않고,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변수로 다룹니다. 진실을 밝히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질서를 유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질서는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한 질서에 가깝습니다. 이 정치 구조 속에서 재난은 통제의 대상이 아니라 은폐의 대상이 됩니다.
반면 세자 이창은 재난을 직면해야 하는 위치에 서 있습니다. 그는 권력을 계승해야 할 인물이지만, 동시에 재난의 현실을 가장 먼저 목격하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이 이중적인 위치는 그를 정치적 이상주의자도, 완전한 현실주의자도 아닌 인물로 만듭니다. 저는 이 복합성이 킹덤의 정치 서사를 단순한 선악 구도로 흘러가지 않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재난이 권력과 질서를 드러내는 방식
킹덤에서 재난은 기존 질서를 무너뜨리는 동시에, 그 질서의 본질을 드러냅니다. 위기 상황에서 권력은 누구를 보호하고, 누구를 버리는지가 분명해집니다. 저는 이 점이 킹덤을 단순한 좀비 드라마가 아니라, 권력 비판 서사로 만든다고 느꼈습니다.
재난은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지 않습니다. 정보와 자원을 가진 자들은 시간을 벌고, 그렇지 못한 자들은 가장 먼저 희생됩니다. 이 불균형은 세계관의 규칙이 아니라, 정치 구조의 결과로 나타납니다. 킹덤은 이 사실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며, 재난을 통해 정치의 민낯을 드러냅니다.
결국 킹덤(2019)은 좀비라는 외피를 쓴 드라마이지만, 그 안에서는 세계관의 규칙과 정치 구조가 치밀하게 맞물려 작동합니다. 재난은 우연이 아니라 구조의 결과이며, 그 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비극은 반복됩니다. 저는 이 점이 킹덤을 단순한 장르물을 넘어서는 작품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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